설명
르블레도르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빵들과 음료로 한낮의 여유를 만끽하게 해준다. 가게의 이름을 굳이 우리말로 옮기자면 ‘황금빛 밀’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어느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카페 안으로 순간 이동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랄까?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게의 모습부터 지나가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에서 벗어난 작은 휴식 공간 중 하나다. 앤티크 조명과 갈색의 원목 테이블이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볕이 잘 드는 창가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는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정물화의 한 장면처럼 예쁘게 진열된 빵들은 쟁반에 담기 전에 사진부터 찍게 만든다. 여러 종류의 빵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브라운 치즈 크로플’이다. 크로플은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틀에 넣고 구운 것으로 와플도 아니고 크루아상도 아닌 독특한 맛을 뽐낸다. 노릇하게 구운 크로플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동그랗게 올라가 있고 위에 금발의 곱슬머리 같은 브라운 치즈가 소복하게 쌓여있다. 마치 앙증맞은 눈사람에게 누군가 노란 가발을 씌워준 것 같은 귀여운 모양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단향과 부드러운 차가움, 치즈 특유의 고소함, 달콤하면서도 담백한 크루아상의 식감. 복합적인 맛의 하모니가 황홀함을 선사한다. 정통 유럽의 감성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은 감은 있지만 이색적인 매력을 가진 메뉴가 있다. 바로 ‘명란 바게트’이다. 바다의 맛을 품은 명란과 바게트의 색다른 조화가 강릉에 왔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어쩐지 바닷가에 싸들고 가고 맥주 한 캔과 함께 피크닉을 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맛이다. 좋은 재료를 엄선해 아끼지 않는다는 대표의 말을 맛으로 확인하게 해준다.